‘SNL8’ 연이은 사과.. 진정성은 어디에

[한강타임즈 김슬아 기자] tvN 'SNL 코리아 시즌8'(이하 SNL8)가 이세영 성추행 논란의 불씨가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3일 'SNL 코리아8' 코너 ‘불후의 명곡’에서는 그룹 마마무가 메인 호스트로 출연해 엄앵란 분장을 한 크루 정이랑이랑 노래 대결을 펼쳤다.

정이랑은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노래를 부르면서 가사에 가슴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엄앵란 성대모사로 “나는 잡을 가슴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크루 안영미는 “잡을 가슴이 없다는 대목에서 공감한다. 정말 여자 가슴의 한이 느껴지는 무대였다”며 웃음을 유도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아픈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이끌어냈다. 앞서 엄앵란은 지난해 말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한 쪽 가슴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엄앵란은 방송 매체를 통해 “겨드랑이 안쪽이 감각이 없다. 몸 한쪽이 떨어지니까 슬프고 기분 나쁘고 기가 죽는다”라는 심정을 밝힌 바 있다.

4일 제작진은 “이번 시즌8 초반부터 정이랑씨가 ‘김앵란’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생방송 코너에서도 엄앵란씨의 개인사를 모르고, 노래 가사를 정이랑 씨 본인의 이야기에 빗대어 애드리브를 하다가 오해가 생겼다”면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사과드리며, 재방송 분에서는 해당 장면을 삭제 조치했다. 앞으로 더욱 주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미 'SNL코리아8'은 크루 이세영이 B1A4, 블락비, 인피니트 멤버들의 주요 부위를 만지는 영상으로 성추행 논란에 휩싸여 2차례에 걸쳐 공식사과를 했고 이날 방송에서도 신동엽과 탁재훈이 ‘SNL8’을 대표해서 사과를 했다. 하지만 같은 방송에서 엄앵란 패러디로 또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차례 사과방송이 시청자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지 의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한 사람의 상처가 웃음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인지하지 못한데 있다. 진정한 웃음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깊이 고민해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