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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편지 ‘주체 91년’ ‘북남’ 표현은 처벌 받아야
박근혜 편지 ‘주체 91년’ ‘북남’ 표현은 처벌 받아야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6.12.20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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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국정농단 논란이 전국을 뒤흔들며 연인원 1천만명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촛불을 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박근혜 편지가 공개돼 논란이다. 박근혜 편지도 충격적이지만 박근혜 편지의 논란은 박근혜 대통령이 쓴 편지임에도 문재인 전 대표가 썼다는 오해로 인해 박근혜 편지 논란은 더욱 가열됐다. 박근혜 편지를 오해한 한 네티즌이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잘못 이해하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썼다면서 게시판에 올려 박사모의 공분을 자아냈다.

이같은 박근혜 편지를 본 박사모 회원들은 분기탱천했다. 박근혜 편지에 대해 “국보법 위반이다. 당장 잡아들여라”, “당장 문재인을 조사하여 만천하에 그 죄상을 알려야 한다”는 등 박사모 카페는 펄펄 끓는 가마솥이 됐다.

박근혜 편지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또 이 박근혜 편지가 박사모 카페에 올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17일 주간경향이 공개한 이 박근혜 편지는 향후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본래 이 박근혜 편지는 주간경향이 지난 17일 공개한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7월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내용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 박근혜 편지는 문재인 전 대표가 썼다는 내용으로 잘못 알려지는 촌극이 벌어졌다.

박근혜 편지 내용에는 사실상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 박근혜 편지 내용을 분석해보면 “북남이 하나 되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저와 유럽-코리아재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용하는 북한 우월주의에 의해서 북한에서 상용하는 ‘북남’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박근혜 편지가 철저히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표현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박근혜 편지에서 가장 문제가 될 내용은 ‘주체 91년’이라는 표현인데, 사실상 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며, 이를 본 ‘박사모’ 회원들은 박근혜 편지를 문재인 전 대표가 쓴 것으로 오해하고 ‘문재인 빨갱이’, ‘문재인이 종북 숙주라는 증거’, ‘우리 민족과 한국 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한 문재인을 즉각 잡아들여라!’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는데,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5년과 2016년 우리나라 ‘건국절’을 바꾸려는 노력과 상반된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건국’ 관련 인식과 역사 의식을 고스란히 노출한 것이라서 향후 박근혜 대통령의 이러한 ‘건국절’ 인식은 또다른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정교과서를 국민 대다수가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강행하면서 ‘건국절’ 전후의 역사를 심히 왜곡했다는 논란이 역사학계는 물론 교육계와 학부모, 학생들까지 ‘공분’을 사고 있는 시점이어서 박근혜 편지의 ‘주체 91년’이라는 표현과 관련된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편지가 ‘주체 91년’이라고 표현한 것 중에서도 ‘주체’란 단어는 북한 체제를 구성한 김일성이 외세의 힘을 등에 업지 않고 민족 스스로의 의지로 나라를 세웠다는 의미로 사용한 단어로서 ‘주체(主體) 사상’의 근본을 이루는 단어여서 과거 박정희 정권 등 군사정권 시절엔 ‘주체 사상’을 언급했다가는 반체제 인사 내지 대한민국 정부 전복 세력으로 몰렸던 점을 감안하면 박근혜 편지에 대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60년대와 70년대 초등학교에 입학한 연령들은 북한 김일성 정권을 소련의 사주를 받고 북한을 지배하고 있는 ‘괴뢰 도당’, ‘허수아비 정권’으로 배웠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박근혜 편지 속에 “남북”을 “북남”으로 표현하고 “주체 91년”을 언급함으로써 북한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다. 즉, 북한 역시 한반도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국가, 정부라는 것이다. 이런 표현이나 발언이 과거 박정희 정권 당시 국가보안법으로 엄중하게 처벌받았던 사안이어서 향후 법률적 논란도 야기될 대목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편지가 이처럼 문제가 되자 박사모는 게시판에서 해당 편지를 삭제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쓴 것으로 인식하고 박근혜 편지 내용을 조목조목 문제 삼으며 ‘문재인 빨갱이’, ‘문재인 종북 숙주’ 등의 비판을 가열차게 획책하던 게시판이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삭제된 것은 그야말로 ‘아전인수’가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고 대북 프로세스에 의한 최고의 대북정책이 되고, 문재인 전 대표가 했다면 곧바로 국가보안법 위반이 되는 현상이 게시판 하나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아래는 주간경향이 공개한 박근혜 대통령의 편지 전문이다.

박근혜 편지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벌써 뜨거운 한낮의 열기가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이 약속해주신 사항들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꾸준히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하나됨과 진한 동포애를 느끼게 했던 “2002년 북남 통일축구경기”를 비롯해서 북측의 젊은이들이 유럽의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북측 장학생 프로그램”등 다양한 계획들이 하나씩 실천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평양에 건립을 추진했던 “경제인 양성소”등이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의 의견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협의해가기 위해서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가 절실하며 재단관계자들의 평양방문이 자유로와질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동안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실천되었던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서 문서로 만들었습니다. 위원장님께서 살펴보시고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로 필요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재단과 북측의 관계기관들이 잘 협력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드립니다.

북남이 하나되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저와 유럽-코리아재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성과를 맺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하여 위원장님과의 약속한 사항들이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또한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2005년 7월 13일

[한인협 = 박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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