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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정원스님 ‘박근혜 퇴진’ 못 보고 끝내 사망
분신 정원스님 ‘박근혜 퇴진’ 못 보고 끝내 사망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7.01.10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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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스님 9일 7시40분 안타까운 사망 소식...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박근혜 -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과 박근혜 정권의 패악을 성토하며 분신을 감행했던 정원스님이 끝내 사망했다. 정원스님 입원 당시에도 병원측은 정원스님의 회복은 불가능한 상태라는 진단을 내놨다. 정원스님은 9일 7시40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을 거두었다.

정원스님 사망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9일 저녁 “정원스님이 오늘 저녁 7시40분 사망했다”고 밝혔다. 정원스님의 사인은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이다. 정원스님은 11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7일 밤 서울 종로구 경복궁 맞은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자신의 몸에 휘발성 액체를 끼얹고 불을 붙였다. 정원스님은 분신 직후 서울대병원으로 곧바로 후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서울대병원은 정원스님 가족의 뜻에 따라 화상전문병원으로의 전원과 연명치료를 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부르짖으며 소신공양을 감행한 정원스님이 9일 오후 7시40분 입원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끝내 열반에 들었다.

정원스님이 분신한 광화문 광장 근처에는 “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나의 죽음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 나는 우주의 원소로 돌아가니 어떤 흔적도 남기지 말라”, "경찰은 내란 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 경찰의 공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박근혜는 내란 사범, 한일 협정 매국질 즉각 손떼고 물러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이 발견됐지만, 한때 정원스님의 휴대폰을 두고 경찰과 유족측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정원스님 분신항거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인 지난 8일 “‘소신공양으로 매국노 집단이 일어나는 기회를 끊고 촛불시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라는 스님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원스님은 1977년 해인사로 출가해, 1980년 광주 학살에 저항하는 불교탄압 공동대책위 일원으로 활동했고, 2006년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 반대투쟁, 2014년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 등 각종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정원스님 비상대책위원회는 시민들과 연대해 스님의 뜻을 이어갈 방침이다. 비대위의 이같은 뜻은 정원스님이 열반에 들기 전에 나온 것이긴 하지만, 박근혜 즉각구속을 정원스님의 분신항거의 큰 뜻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9일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원스님의 취지와 신념에 공감하는 시민들과 함께 정원스님의 뜻을 알리고 실현하는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교일 비대위원장은 정원스님의 상태에 대해 “의식불명 상태로 신장투석은 효과가 없어서 멈췄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호전 기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이어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정원스님의 쾌유를 빌며 만약 절명하신다면 그 책임은 박근혜 일당에게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구속까지 정원스님을 보내 드릴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향후계획으로 ▲박근혜 정권의 부정선거 규명과 내란범죄 처벌 ▲한·일간 위안부합의 및 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와 사드배치 반대 ▲세월호 사건의 완전한 진실규명 ▲자주평화통일 완성 등을 제시했다.

불교계 등도 정원스님의 뜻을 이어갈 것을 선언했다. 범불교시국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원스님의 뜻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며”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일체 민중들이 행복한 그날까지 나의 발원은 끝이 없사오며 세세생생 보살도를 떠나지 않게 하옵소서. 박근혜는 내란사범, 한일협정 매국질. 즉각 손 떼고 물러나라”고 정원스님이 남긴 마지막 말씀을 인용해서 박근혜 정권에 일갈했다.

범불교시국회의는 이어 “정원스님의 마지막 말씀에는 민중에 대한 절절한 자비심이 묻어있다. 페이스북에 정원스님이 남긴 글을 보면,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긴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며 버티고, 그 공범들은 범죄 비호세력들을 부추겨 국민들을 갈라놓고 있는 이 현실에 대해 분노하며, 어둠을 몰아내고 새로운 희망을 안겨준 민중의 촛불이 바르게 지켜지고 실현되기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원하셨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범불교시국회의는 이어 “민중이 승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됩니다” “촛불민심이 정의인 것은 사심이 없기에 직관의 눈으로 보고 말하기에 하늘의 뜻입니다” “혁명은 내부로부터 와야 한다. 촛불은 내부에서 불을 붙여 밖으로 나와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었다. 내부에서 붙인 불은 꺼지지 않는다. 빈자일등처럼” 정원스님이 남긴 글월들을 곱씹었다.

범불교시국회의 다시 “가난한 여인의 보잘 것 없는 등불이 꺼지지 않았던 것처럼 민중에 대한 절절한 사랑으로 스스로 등불이 되어 민중의 촛불을 지키고자 했던 정원스님의 염원을 느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범불교시국회의는 나아가 “정원스님은 정원비구라고 페이스북에서 활동을 하시는데 비구란 걸식하는 독신 수행자를 뜻한다. 굳이 비구라고 하신 것은 철저하게 그 이름에 걸맞게 살아가고자 하셨던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면서 “정원스님 페이스북에서 ‘승가는 시주물이 하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오는 것이며, 사회구성원이 눈물과 땀의 결과물로 제공됨을 잊지 말고 시주자인 민중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민중의 뜻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정원스님의 뜻을 진단했다.

범불교시국회의 다시 “‘진정 나는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모르겠어’라는 정원스님의 마지막 질문에 우리가 답할 차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정원스님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촛불을 지키고 안으로부터의 혁명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결기를 다졌다.

범불교시국회의는 정원스님의 열반을 의식한 듯 “우리는 국민들이 행복한 세상을 염원한 정원스님의 뜻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더 이상 우리 곁의 소중한 생명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박근혜대통령은 즉각 퇴진하고, 박근혜에 부역하고 있는 자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통해 엄벌에 처해지길 바란다. 또한 헌재의 신속하고 올바른 결정을 원하며, 특검이 더욱 지혜롭고 날카롭게 진실을 밝혀 낼 것을 기원한다”고 정원스님과 한목소리를 냈다.

범불교시국회의는 정원스님의 뜻을 받드는 성명서 말미에 “1.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2. 헌법재판소는 조속히 탄핵 인용을 결정하라! 3. 박근혜의 공범, 범죄 비호세력을 철저히 조사하여 엄벌하라!”고 정원스님과 동일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 정원스님은 분신 직전에 “나의 죽음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면서 정원스님은 민중의 승리를 위해 스스로 몸을 태워 소신공양을 올렸다. 정원스님의 뜻을 왜곡하거나 폄하하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정원스님의 성불을 애도하는 범불교시국회의는 “스님께서 어서 육신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부처님께 기원드린다”고 정원스님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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