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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합동 토론회] 文 '만족', 安 '선방', 李 '시간부족'
[민주당 합동 토론회] 文 '만족', 安 '선방', 李 '시간부족'
  • 안병욱 기자
  • 승인 2017.03.04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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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 4인이 3일 열린 첫 합동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네 후보는 극단의 대립은 피하면서도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문재인). '대연정'(안희정), '기본소득'(이재명) 등을 두고 한치의 양보없는 숨 가쁜 두 시간을 보냈다.

CBS가 주관한 1차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회장에는 시작 전부터 각 후보 캠프의 담당자들이 대거 집결, 첫 토론회에 임하는 긴장감을 짐작하게 했다.

이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각각 푸른 계통의 넥타이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특유의 운동화 차림으로 입장했고,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뱃지'를 착용했다. 최성 고양시장도 가슴에 노란뱃지를 달고 토론에 임했다.

네 사람은 토론 시작 직전 토론회 진행자인 정관용씨와의 차담회 시간을 가졌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최 시장이 "저는 지지율이 낮으니 전혀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자 안 지사를 가리키며 "2등이 더 무섭다. 2등을 타깃으로 해 달라"고 웃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최성 고양시장(왼쪽부터), 안희정 충남지사, 시사평론가 정관용,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 예비후보자 합동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스튜디오에 앉아서는 후보간 주도권 토론 방식에 대해 "자기 말만 하고 나중에 10초를 남기고 넘겨주면 답할 시간이 없다"고 진행자의 적절한 제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각 후보당 17분씩 배정된 주도권 토론이었다. 첫 주도권 토론을 시작한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대연정의 필요성을 두고 격돌했다. 안 지사는 작심한 듯 선제적으로 대연정 문제를 화두로 꺼냈다. 두 후보는 이 과정에서 서로의 말을 끊고 자신의 대답을 이어갈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갔다.

안 지사는 이 시장과는 기본소득제도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안 지사는 이 시장이 주장한 '43조 기본소득안'에 대해 "사회복지 제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시간 관계상) 다음 토론에서 묻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시장은 "답할 기회를 10초만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문 전 대표의 재벌개혁·법인세 공약을 지적하는 데 사용했다. 이 시장은 미리 준비한 A4용지를 꺼내며 '현재의 법인세 명목세율이 낮다'는 주장을 펴며 문 전 대표가 법인세 인상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재벌개혁 문제에 대해서 이 시장은 문 전 대표를 향해 "삼성이나 재벌에 대해 편향적이다. 친재벌 후보 아닌가"라고 공세를 취하자 문 전 대표는 "재계에서는 좋아하겠다"고 웃으며 대꾸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의 첫 질문을 최 시장에게 던지며 안 지사, 이 시장과의 대립각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 안 지사가 과거 자신의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을 비판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공공부문이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장했고, 안 지사는 "(저성장 시대의 대안으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는 핀트가 안 맞는다"고 맞섰다.

이날 첫 토론회가 끝난 뒤 문 전 대표는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행사장을 나섰다. 캠프 관계자들도 대체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첫 토론회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밌었다. 후보들이 각각 아주 독특한 개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그 모두를 합친 것이 우리다. 앞으로 하나의 팀이 돼서 누가 후보가 되든 힘을 모아서 정권교체 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본인이 생각하는 토론 점수를 묻자 "저야 모른다. 열심히 했는데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는 토론 시간에 가능하면 각 후보들의 장점이 많이 발휘되도록 노력을 할 것인데, 그렇게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 측은 자신의 소신을 잘 펼쳤다고 평가했다. 다만 안 지사의 컨디션이 안 좋아 얼굴 표정이 다소 어둡게 비춰진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안 지사는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준비한 내용을 잘 했냐'는 질문에 "그냥 앉아서 얘기해야지 대화를 뭘 준비하고 말고 하겠냐"며 "우리 스탭들이 하도 나한테 해줬던 말이 있어서 그것을 명심하고 얘기하느라고 아주 혼났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문 전 대표와 대연정을 주제로 논쟁한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당정치와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대통령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논의해야 될 주제"라며 "30년 정당 정치인의 경험이다. 지금부터 준비를 하지 않으면 불행한 사이클에 다 빠지게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 시장은 토론시간이 충분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시장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뭐 얘기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끝났다"고 표현했다.

그는 문 전 대표와 법인세 명목세율 논쟁에 대해서는 "뭐 시간도 없고 휙휙 넘어가고 그러니까 말할 데도 없었다"며 "(문 전 대표가) 전에는 안 한다고 하다가 그런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꾸는데, 내가 뭐 할 말이 있나. 황당하지"라고 웃기도 했다.

한편 2차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회는 오는 6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오마이TV'에서 진행된다. 민주당은 탄핵 선고 이후 8차례에 걸친 토론을 추가로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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