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묻지마 단일화’ 유승민 바른정당 두 토막 대선
‘묻지마 단일화’ 유승민 바른정당 두 토막 대선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7.04.25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무성계 단일화 추진 기습발표에 유승민 반발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5월9일 장미대선이 2주를 남긴 대선 과정에서 별다른 약진을 보이고 있지 않은 바른정당이 지난 24일 저녁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유승민-홍준표-안철수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을 기점으로 사실상 당이 두 동강 났다.

유승민 후보의 독자 완주 입장에 반발해 김무성계를 주축으로 한 당 일각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3자 원샷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바른정당 긴급 의원총회는 이날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오전 느닷없이 국회 정론관을 찾아 “오늘 바른정당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 것”이라고 알리면서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엔 바른정당의 당론이 둘로 쪼개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아 바른정당 긴급 의원총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김무성계를 중심으로 대선을 15일 앞두고 ‘묻지마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반발 여론도 함께 튀어나왔다. 일단 대선 후보들간 통합 의지가 없이 ‘완주’ 입장이 강해 현실성이 떨어질 뿐더러 바른정당의 창당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것인데, 유승민 후보 역시 대선 완주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어 이날 바른정당 의원총회의 대립은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한 후보를 무력화시키면서까지 대선 이후의 책임을 피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날 바른정당 의원총회는 중간 휴식도 없이 5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으며 이는 김무성계 주도로 의원 17명이 요구하면서 의원총회가 열렸다. 이들은 앞서 낮은 지지율을 이유로 후보 사퇴론과 단일화론을 거론하며 유 후보를 거세게 흔들어 왔다.

당 소속 의원 33명 가운데 31명이 참석한 의총에서는 이들의 단일화 주장과 유승민 후보 측의 ‘완주론’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대선 유세 일정 때문에 당초 다소 늦게 참석할 것이라는 유승민 후보는 회의 시작 전에 이미 도착해서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 옳았다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가는 길이 아무리 험하더라도 언젠가는 국민들께서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주실 거라 믿는다”고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을 설득했다.

김무성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진복·장제원 의원은 탈당까지 주장하며 완주론에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5시간 동안 이어진 격론 끝에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의원 전체의 동의를 거쳤다”며 바른정당이 ‘3자 원샷 단일화’를 홍준표·안철수 후보 측에 먼저 제안할 것이라고 선언했는데, 이는 유승민 후보가 의총장을 퇴장한 상황에서 이뤄진 기습발표였다.

주호영 대행은 “유승민 후보는 (단일화 추진) 과정을 지켜보기로 한다고 결론 내렸다”며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선대위원장들이 논의해 단일화 과정을 밟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유승민 후보 측은 분기탱천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유승민 후보 측 지상욱 대변인은 긴급 공지 문자를 통해 “의총에서 유승민 후보는 3자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주호영 대행을 비롯한 의원들은 후보의 동의 없는 후보 단일화 방침을 발표한 셈이다.

주호영 대행이 밝힌 3자 원샷 단일화의 최우선 가치는 ‘반(反) 문재인 집권’이다. 한국당에 요구해왔던 친박(親朴) 인적청산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탈당보다도 ‘반문 정서’가 우선시 된 것이다.

이는 또한 바른정당에 모인 구성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를 패권세력으로 규정하고, ‘개혁보수’의 기치 아래 다시 정당을 구성한 바른정당 창당정신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다. 때문에 지지율 침체에 따른 정치적 위기감에 못 이겨 소신 대신 ‘묻지마 연대’를 택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승민 후보와 당이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자격 문제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안보관에 대해 비판해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주호영 대행은 “북한을 주적이라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좌파패권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있고,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많은 국민들이 보기 때문에 그걸 막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3자 후보 원샷 단일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현재까지 나온 반응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3자 후보 원샷 단일화가 성사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일단 유승민 후보가 안철수 홍준표 두 후보와 가치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안철수 후보 역시 바른정당을 국정농단 세력의 2중대 정도로 치부함과 동시에 “정치인에 의한 인위적 단일화는 없다”고 일찍부터 강조해왔다. 홍준표 후보는 말할 것도 없다. 일단 홍준표 후보는 그동안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서 “좌파 2중대 또는 얼치기 좌파” 등으로 매도해왔고, 유승민 후보에 대해선 안철수 후보와 연합한 불순 보수라고 낙인을 찍고도 모자라 ‘집나간 이들이 돌아와야 한다’고 통합에 있어 주도권을 높지 않으려는 발언을 줄곧 일삼아왔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주의에서 경선으로 탄생한 후보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유승민 후보가 만약 뜻대로 완주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단일화론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책임론이 비등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현재 지지부진한 유승민 후보에 대한 지지율도 문제지만, 막대한 빚을 내가며 치르는 대선에서 패배가 불을 보듯 뻔한데도 후보 한사람의 고집으로 완주했을 경우 닥칠 후폭풍에 대해 대선 이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후보 흔들기식’ 의견 제시로 인해 유승민 후보가 큰 타격을 입은 만큼, 단일화론을 제기한 측도 대선 기간이라는 예민한 시기에 내부 분열을 초래했다는 향후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중론이다.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