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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자진 사퇴, 바른정당은 격랑 속으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자진 사퇴, 바른정당은 격랑 속으로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7.09.08 0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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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대표직 내려놓고 검찰서 한판 붙겠다!”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6000만원대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앞둔 이혜훈 대표가 본격 검찰 수사를 앞두고 전격 대표직을 내려놨다. 자진사퇴한 거다.

이혜훈 대표 사퇴로 바른정당은 불안한 항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당대회 선출 출신의 이혜훈 대표가 사퇴함으로써 뭔가 신속히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바른정당을 휩싸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김무성 유승민 전면 등판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바른정당 내부에선 벌써부터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무성 유승민 등판론’에 군불을 때고 있는 모양새다.

이혜훈 대표 사퇴로 인해 최고위원회의 서열에 따라 하태경 최고위원이 바통을 넘겨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하태경 최고위원의 연륜이나 리더십이 아직은 설익지 않았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전체회의에서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하고 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혜훈 대표의 사퇴로 바른정당은 격랑속에서 선장을 잃은 배처럼 표류하게 됐다.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7일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오전 9시30분 국회에서 열린 당 전체회의에서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 사려깊지 못했던 저의 불찰로 많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최근 불거진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를 앞두고 바른정당의 부담을 털어냈다. 이혜훈 대표는 “실체적 진실은 조만간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혜훈 대표는 한 여성 사업가로부터 여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현금과 명품가방 등 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6월26일 당 대표에 오른 그는 최근 이런 의혹이 불거진 뒤 당 안팎의 퇴진 요구에 직면했다.

이혜훈 대표가 사퇴하면서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은 바른정당은 당 수습을 위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결국 이혜훈 대표가 이날 사퇴함으로써 바른정당이 임시 지도부 구성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당 내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당의 최대주주인 유승민·김무성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방안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이끌어 가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론이 하나로 모아지기는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이혜훈 대표의 사퇴로 의석 수 20석인 원내 4당 바른정당의 임시 지도부 구성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른정당의 진로가 향후 있을지 모를 정계 개편 가능성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사퇴한 이혜훈 대표는 대표적인 ‘자강론’파였다. 이혜훈 대표와 하태경 최고위원 등은 자유한국당과의 연대·통합은 절대 불가하며 오히려 국민의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왔다. 행여 이혜훈 대표가 자진사퇴한 상황에서 다른 정당과 통합이나 흡수, 연대가 이루어진다면 여의도 정국의 대 변혁에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들이 국민의당과 연대 생각을 한다”며, 우선 정치 개혁을 고리로 정책 연대를 추진해 보고 이를 통해 신뢰가 쌓이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과,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전현직 의원들 역시 한국당 내 친박계와는 당을 함께할 수 없는 처지인 만큼 ‘자강파’로 분류된다.  

반면, 김무성 의원은 당 안팎에서 ‘보수 통합’이 이뤄질 경우 주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19대 대선 패배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었으나, 오는 11일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정치분야 질의자로 나서는 등 정치 활동에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특히 김무성 의원은 최근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함께 ‘열린 토론, 미래’라는 의원 연구모임을 출범시켰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달 30일 이 모임 1차 세미나 이후 기자들이 ‘토론 모임이 정책연대로 시작해 양당 통합으로 가는 것이냐’고 묻자 “그런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한국당과의 재통합에 긍정적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강경한 ‘자강론’을 펴왔던 이혜훈 대표가 물러난 상황에서 유승민·김무성 둘 가운데 누가 비대위원장을 맡느냐에 따라 바른정당의 정치적 진로가 급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당 내에서 자유한국당과의 연대·통합에 긍정적인 이들은 김무성 의원을, 자강·독자 노선을 주장하는 이들은 유승민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김무성 유승민 두 의원 모두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태는 아니다. 김무성 의원은 “직접 나설 생각이 없다”고 주변에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나는 하지 않겠다. 뒤에서 돕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고 일부 언론이 전했다.

반면, 대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가급적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등판론에 대해) 그 점은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우리 당 의원·당협위원장과 함께 당의 총의를 모아 결정할 일”이라고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싫다고도 좋다고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유승민 의원은 자신이 자강론파로 분류되는 데 대해 “저는 자강이라는 단어 자체를 써본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승민 의원의 이같은 입장은, 거꾸로 보면 의원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비대위원장직을 맡을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실제로 전날 바른정당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는 이기재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이 “유승민 의원이 대선 패배 이후 뒤에 물러나 있는 것은 좋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아니다. 홍준표·안철수 대표 모두 전면에서 당을 지휘하고 있다”면서 “유승민 의원이 전면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대 대선주자들이 모두 대선 패배 책임론을 훌훌 털어내고 당의 지도부를 이끌고 있는만큼 유승민 의원 역시 결격 사유가 없다는 지론이다. 이혜훈 전 대표의 사퇴로 촉발된 바른정당의 주인 잃은 방향타를 누가 잡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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