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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지식IN] 개인회생파산 “사회적인 비난은 불필요”
[한강T-지식IN] 개인회생파산 “사회적인 비난은 불필요”
  • 최충만
  • 승인 2017.11.13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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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개인 회생 및 파산에 대해 일반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돈을 빌려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이제 와서 빚을 못 갚겠다는 그 심보가 고약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채무자가 빚 갚을 돈은 없다면서 회생·파산 신청할 비용은 있다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일반 사람들 입장에서 참 뻔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위 시선은 과도한 빚에 눌린 채무자들이 경제적으로 갱생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채권자들은 추심비용을 계속 지출하고, 채무자들은 빚 독촉 때문에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등 도리어 국가 경제 활성화에 큰 지장을 준다. 채무자 능력과 형편으로 갚을 수 없는 채무는 하루라도 빨리 떨쳐버리고 정상적 경제 구성원으로 복귀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인데, 그 기간만 계속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충만 법률사무소 충만 대표

그래서 회생·파산을 신청한 채무자들에 대하여 경제적 불이익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한 것은 돈 빌려준 채권자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 친분에 못 이겨 돈 빌려준 채권자와 같이 안타까운 경우도 있으나, 상업적 목적으로 돈 빌려주는 금융업체의 경우 채무자의 변제 자력을 꼼꼼히 심사할 의무가 있고, 채무자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 때에는 부실한 심사에 따른 책임이 있다. 그런데 회생·파산을 신청한 채무자에게만 색안경을 끼고 비난하는 행태가 과연 타당한가.

애초에 채무자에게 ‘묻지마 대출’을 해준 것 자체가 고 위험성 수익행위다. 일부 채무자에게 돈을 떼이더라도 다수의 채무자로부터 받는 고리의 이자 수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채무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경제적 능력이 있고 없음을 떠나 인간으로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려면 일정 금액의 돈이 필요한데, 그 기본생계비 조차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무상 접하는 채무자들을 보면 사업에 실패했거나, 생활비가 모자라 대출을 받는 등 생계형 채무가 정말 많다. 요즘 우스갯소리로 숨만 쉬어도 월 100만원씩 깨진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채무 발생은 경제논리의 필연적 산물이다. 한정된 재화를 가지고 경쟁하는 신용·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누군가는 가지고 있는 것을 전부 빼앗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생·파산 신청인들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은 곤란하다. “빚 갚을 돈은 없으면서, 회생·파산 신청할 비용은 있고?” 식의 비아냥거림은 결코 사건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강남의 15억 고급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도 대출 금리가 조금만 오르면 하루아침에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 누구나 다 잠재적 악성 채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어떻게든 빚 독촉에서 벗어나려는 채무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