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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부의라니? 이건 식물도 동물도 아닌 '냉동국회'
예산안 부의라니? 이건 식물도 동물도 아닌 '냉동국회'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7.12.03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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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첫 정식 예산안이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이 발목을 잡으면서 2018년도 정부 예산안이 자동 부의됐다.

문재인 정부 내년 2018년도 정부 예산안이 법정 처리 시한인 오늘(2일) 정오를 기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된 거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은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에 대한 심사가 11월 30일까지 완료되지 않으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되도록 하고 있다. 국회 출입 기자들은 다람쥐처럼 이날 하루 종일 더불어민주당으로 자유한국당으로 바른정당으로 국회 본청을 맴돌았다. 행여 내년 예산안에 대한 각당의 입장이 나올까 해서다. 

앞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달 30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긴급 회동해 협상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예산안의 본회의 부의 시점을 어제(1일) 자정에서 오늘(2일) 정오로 36시간 늦췄고 협상 타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날 오후 2시로 본회의 시간을 다시 늦췄다.

2018년도 문재인 정부 예산안이 국회 여야의 대립으로 자동 부의된 상황이다. 지난 1일 여야는 국회 본회의를 여러차례 연장하면서 타협점을 찾으려 했지만 자유한국당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내년 예산안은 법정 시한을 넘기고 말았다.

하지만 여야는 공무원 증원과 일자리 안정자금 등 핵심 쟁점 사안을 둘러싸고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다. 문재인 정부 최대 공약 사업 예산을 줄 수 없다는 야당들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결국 반드시 이들 예산이 필요하다는 더불어민주당과 대립각이 세워진 거다.

여야가 오늘 안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으로 시한 안에 예산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은 여전하다. 여당은 야당이 무차별적인 발목잡기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퍼주기 예산을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법정시한 안에 처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정치권에선 이러다가 ‘준예산 사태를 초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음 달 2일 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앞두고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얼굴을 맞댔지만 예산안을 둘러싼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견을 좁히기는커녕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채 해산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회동에 앞서 “예산안 통과 법정시한이 자꾸 다가오니까 조바심이 든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을 꼭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자리는 물론 이어진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도 여야는 끝내 평행선을 달렸을 뿐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70건이 넘는 예산이 자유한국당의 '묻지 마' 반대로 보류됐다며, 일자리와 민생을 볼모로 하는 무책임한 줄다리기를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자유한국당을 맹렬히 공격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양과 질에 있어 사상 최대의 민생 예산이 가로막혀 있는 거다. 자유한국당이 속칭 퍼주기 예산으로 비판하며 막무가내식 발목잡기를 한 탓”이라고 예산안 파행 책임을 자유한국당으로 돌렸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퍼주기식 예산안은 끝까지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건 절대 안된다는 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공약 가운데 최대 역점 사업인 공무원 확대 예산과 최저임금 인상분 보전 예산은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논의 지연의 책임을 집권 여당에 돌렸다. 무엇이 퍼주기 예산인지는 자세한 설명이 없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예산 심사를 아직 마치지 못한 근본적 책임은 바로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 여당에 있다는 점도 아울러 말씀드린다”면 책임을 여당에 돌렸다. 또한 예산안 처리의 열쇠를 쥔 국민의당 역시 미래 세대에 재정 부담을 떠넘겨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8년 예산안에 대해  “재정 책임의 원칙을 세워야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않는다. 포퓰리즘 예산은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비도덕적인 일”이라고 문재인 정부를 맹타했다.

이렇듯 여야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원내 지도부, 양쪽의 협상으로 접점 찾기에 나섰지만,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부 원안을 그대로 밀어붙이면 가결을 장담할 수 없고, 야당 역시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가 무산될 경우 후폭풍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막판 극적인 합의의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1일 오후 늦게까지도 국회는 개점 휴업이었다. 과거 해마다 예산정국에서 몸싸움을 거듭했던 ‘동물국회’나 ‘국회 선진화법을 빌미’ 삼아 이렇다할 입장도 내지 않고 납작 엎드렸던 식물국회도 아니다. 이번 예산안은 자동 ‘부의’라는 국회의장 손으로 넘어갔지만,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과반수 의석이 되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이 예산안 표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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