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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TX조선 고민철 “일자리 창출보다 있는 일자리부터 지켜라!”
[단독] STX조선 고민철 “일자리 창출보다 있는 일자리부터 지켜라!”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8.08.30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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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노조 “문재인 정부가 조금만 신경 써 주었으면...”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문재인 정부가 2019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을 대폭 늘려잡고 있는 가운데, STX조선소 노동자들이 “없는 일자리 창출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기 보다 있는 일자리를 잘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민중당 이은혜 대변인과 금속노조·노조 STX조선해양지회·노동자 생존권 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TX조선해양이 경영정상화 요건을 갖추고도 정부 지원이 없어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 고민철 지회장은 30일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우리 조선 노동자들의 문재를 너무 등한시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에 많이 서운하다”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미 일자리를 잃었고 조선소 인근 지역경제는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올해 3월 STX조선해양에 채권은행을 통한 자금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STX조선해양은 강도 높은 자구안으로 법정관리를 겨우 면했다. 노동자들의 임금은 전년 대비 30% 삭감됐다. 전체 노동자 절반이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업황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정부 정책 부재라는 거다.

민중당 이은혜 대변인과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 고민철 지회장 등 조선업계 종사 노동자들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민중당 이은혜 대변인과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 고민철 지회장 등 조선업계 종사 노동자들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STX조선 노조측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올해 4척을 수주했다. 지난달까지 7척의 추가 수주를 앞두고 있었다. 3분기 안에 지난해 실적에 도달할 뻔했다. 그런데 금융기관의 선수금환급보증(RG)이 무산되면서 7척 추가 수주가 없던 일이 됐다. 조선업에서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수주가 이뤄진다. 헤비테일 수주는 선박 공정 5단계(RG 발급·절단·탑재·진수·인도) 가운데 인도 단계에서 대금의 60~80%를 지급받는 방식을 말한다. 선박 건조 기간에는 조선사가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 계약 단계에서 20~40%의 대금 지급이 이뤄지고, 배를 인도할 때 나머지 60~80%의 자금이 들어온다. 자금난에 빠진 조선소에 적극적인 금융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STX조선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STX조선해양 회생을 위해 △비영업 자산 인수 및 담보 대출 △헤비테일 방식을 고려한 금융정책 마련 △적극적인 RG 발급을 강력히 요구했다. STX조선해양은 2천500억원대의 비영업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인데 인수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민철 STX조선해양지회장은 이날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정부가 중형조선소 회생에 의지가 있다면 비영업 자산 매각을 돕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해 줘야 한다”면서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고민하기 이전에 있는 일자리부터 지켜야 한다”고 정문일침했다.

고민철 지회장은 “STX조선해양에서는 한때 정규직 3천500여명이 일했다. 지금은 1천여명만 남아 있다. 지금 STX조선소가 있는 진해의 지역 경제는 완전히 무너졌다. 지역의 자영업자나 상가들이 많이 문을 닫았다. 이미 떠난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다”고 무너진 STX조선 고용노동문제와 지역경제에 대해 설명했다.

고민철 지회장은 이에 더 나아가 “STX조선 정규직 해고는 약 2000명 정도이고, 하청업체나 일용직, 비정규직 모두 합쳐서 실업자가 된 노동자가 약 3500명 정도다. 이는 지역경제를 완전히 무너뜨린 결과로 이어졌기에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오직 금융적인 사고로만 계산하지 말고 지역경제를 살리고 일자리 지키기로써 노동의 보장 등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민철 지회장 ‘노동권이 보장되는 나라를 주장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많이 서운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비록 연일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하면서 경제구조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하는데, 소득주도성장의 최일선에 있는 우리 (조선) 노동자들의 대량해고에 대해선 수수방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정부의 무책임한 조치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실제로 고민철 지회장의 STX조선지회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올해 RG 발급이 안 돼 선박 7척 수주가 취소됐다. 정상적인 RG 발급이 이뤄졌다면 지난해 11척보다 더 많은 선박을 수주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STX조선은 수주 여력이 충분하고, 수주를 통해 영업이익까지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선박 건조자금까지 확보가 가능함에도 RG 발급이 되지 않고 있다. 정부 정책이 없어 노동자 고통분담만 강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TX조선지회는 이어 “정부와 채권단은 기존 선별적 RG 발급이 아닌 수주 가이드라인 내에서 허용되는 선박에 대해서는 상시 RG를 발급해야 한다. 또한 RG 미발급 요인으로 작용하는 비영업자산(사원아파트, 플로팅독) 매각과 관련해서는 경제침체로 입찰금액이 매각예상금액에 못 미치는 것을 탓할 것이 아니라, 자산과 선박인도금을 담보한 운영자금을 대출해 선박건조를 가능토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고민철 지회장이 본지 기자와 인터뷰한 내용에 근거하면, STX조선 노동자들은 지난 4월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수용해, 고정비 30% 감축을 포함하고 조합원 절반이 무급 휴직하며 고통분담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4차례 인적 구조조정을 거쳐 2012년 말 당시 3488명이던 정규직 직원은 올해 1월 1335명으로 줄어 62%가 일터를 떠났고, 하청업체와 일용직까지 합쳐 약 35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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