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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전원 철수명령..‘밀당’ 양상의 기 싸움
개성공단 전원 철수명령..‘밀당’ 양상의 기 싸움
  • 안병욱 기자
  • 승인 2013.04.2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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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정부가 26일 개성공단 잔류인원 전원에 대해 철수명령을 내리면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향배가 주목된다.
철수명령 단초는 북(北)이 제공한 형국이다.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정부가 공식 제의한 남북 간 실무회담을 북측이 거부한 것이다.
이날 오후 북 국방위정책국 대변인은 담화에서 “개성공업지구에 남아 있는 인원들 생명이 걱정된다면 남측으로 모든 인원을 전원철수하면 될 것”이라며 “철수관련 제기되는 신변안전보장대책을 포함한 모든 인도주의적 조치들은 우리 유관기관들에서 책임적으로 취해주게 될 것”이라고 대화 거부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우리정부는 개성공단 잔류 우리기업 인력 170명 전원에 철수를 명령했다. 더불어 개성공단은 가동 9년 만에 최대 존립위기를 맞게 됐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선 박근혜 대통령 주재 하에 개성공단 대책을 위한 외교안보장관 회의가 열렸다. 새 정부 들어 두 번째 소집된 회의다.
이날 체류인원 전원철수 결정은 사실 박 대통령 취임 후 처음 행사된 실질 대북강경카드로 보인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 순위로 삼았다. 개성공단을 볼모로 한 북의 우리 정부 길들이기 의도를 사전 차단하면서 대북정책 원칙을 분명히 한 형국이다.
그러나 향후 남북관계는 다소 경색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 정부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역시 암초에 부딪힌 형국이다. 박 대통령에 이를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양상이다.
중대조치로 예고된 정부의 입장발표가 개성공단폐쇄 등 극약 처방으로까지 가진 않았으나 박 대통령의 대북원칙이 실린 사뭇 단호한 대응으로 보인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회의참석 후 정부종합청사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류 장관은 성명을 통해 “북은 오늘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문제해결을 위해 공식 제의한 당국 간 실무회담을 거부했다”며 “북의 부당한 조치로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들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는바 보호를 위해 잔류인원 전원을 귀환시키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북이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하고 근로자들을 일방철수시킴으로써 지난 10년 동안 운영되어 온 개성공단 가동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정부는 그간 대화를 통해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북은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북이)개성공단 운영을 중단하는 조치를 지속하고 우리 기업인들 방북마저 불허했다”며 “이로 인해 남북 간 합의와 북의 약속을 믿고 개성공단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은 심각한 피해와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특히 북이 개성공단을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우리 국민들에 대한 식자재와 의료지원 등 최소한 인도적 조치조차 허용치 않았다”며 “우리가 제의한 당국 간 대화까지 거부한 건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 당국은 남북 간 기존 합의와 개성공단 관련 법령에 근거해 우리 국민들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고 입주 기업들 재산을 철저히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입주기업들에 대한 지원방침을 밝혔다. 그는 “정부는 입주기업들이 정상적 기업 활동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범정부적 지원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정부의 어떤 결정에도 우리 측 인력을 철수하지 않겠단 입장을 밝혀 향후 논란을 예고했다.
개성공단 한재권 기업협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남북이 합의한 50년간 투자 보장이 확고하게 지켜지길 바란다”며 “어떤 어려움에도 개성공단은 기필코 지킬 것”이라고 철수거부방침을 분명히 해 정부와의 마찰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북의 미사일 발사위협이 유야무야되면서 대북리스크가 다소 진정국면을 보였으나 개성공단 문제로 재차 남북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개성공단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마치 ‘밀당’ 양상의 기 싸움을 벌이는 형국인 가운데 ‘강 대 강’ 대치국면으로 치달으면서 향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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