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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윤근 "마지막 스피커 끌 때 이말을 꼭 하고 싶었다"
우윤근 "마지막 스피커 끌 때 이말을 꼭 하고 싶었다"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5.05.07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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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속기록 전문] 새정치 우윤근 원내대표 마지막 남긴 말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우윤근 원내대표 마지막 말 “OECD국가에 이런 나라 없다”

“대통령 하나에 모두가 매여 있는 정치구조... 안타깝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7일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임기 마지막날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원내대표로서의 소회를 밝혔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처음 시작할 때도 힘들게 출발했는데, 그만두는 날도 아주 힘든 것 같다”는 말로 이날 간담회의 시작을 열었는데, 이는 그간 우윤근 원내대표가 야당의 원내대표로서 여당과 함께 국회를 이끌어 온 국정 전반을 함축한 의미로 해석된다.

아래는 우윤근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속기록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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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반갑다. 어제 마지막 날이 아주 길었던 것 같다. 제가 처음 할 때도 힘들게 출발했는데 그만두는 날도 아주 힘든 것 같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예전에 고시공부 할 때 운칠기삼이라고 하던 때가 있었다. ‘운이 70이고 실력이 30이다’ 나이가 들수록 운이 좋아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운이 좋아서 잘 버티다가 어제 능력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파행이 되었다. 정말 유감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7일 임기를 마치며 그간 원내대표로서 걸어오며 느꼈던 정치적 소회를 밝히고 있다.

정치 12년차로 어지간히 했다. 이런 저런 것들을 다 경험했는데 원내대표가 제일 힘들었다. 한참 여야 격돌할 때 법사위원장도 하고, 여야 간사도 하고, 위원장도 하고, 안규백 의원처럼 잘하지 않았지만 원내 수석도 해보았다. 그 중에서 역시 원내대표가 제일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힘든 점은 개인적인 능력도 좀 부족했지만 당내 소통도 쉽지 않았고, 여당과의 소통도 쉽지는 않았는데 근본적인 것은 정치 구조적인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원내대표로 마지막으로 스피커가 클 때 이 말씀을 꼭 하고 싶었다. 우리는 실험정당을 많이 했었다. 공천개혁, 체육관 선거부터 해서 당 개혁은 더 할게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시도 해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변화는 하나도 없었다. 그 점에는 여야가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정치 구조적 문제가 더 크다는 것을 느꼈다. 정치인의 개개인 자질문제도 없지는 않지만, 4년마다 상당한 폭으로 변화했다. 45% 이상을 물갈이를 늘 해왔지만 그것은 격화소양이다. 가려운 데를 가죽신을 신고 긁어주는 데에 불과하고 정말 갈아야 할 것은 제도였다는 생각한다.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선거에 지면 개혁이다. 선거에 이기기 위한게 개혁 아닌가. 총선에서 이기고,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개혁은 진짜로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정치구조는 대통령께서 작년에 국가 대개조를 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국가 대개조는 권력구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조는 세 가지 독점이 있는데 권력독점, 자본독점, 기회독점이 있다. 승리하면, 대기업 되면, 또 한 번 출세하면, 좋은 대학 나오면 놓지 않는다. 세 가지 독점이 승자독식으로 가고 있다. 승리한 사람이든, 패배한 사람이든 행복하지 않은 나라라는 생각을 했다.

그중에서 권력구조에 대해 말씀드리면, 경험적 측면에서 승자독식구조, 즉 우리나라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에서는 소통이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대통령도 만나보고, 야당7년차 하고 있는데 구조자체가 소통에 친하지 않다.

어느 분이 대통령이 되도 측근들에게 둘러싸이게 되고, 대통령과 마음대로 소통할 수 있는 관료나 정치인은 거의 없다고 본다. 대통령 당선 후 6개월 지나면 거의 제왕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과감하게 대통령께 그 점을 진솔하고 진지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스스로가 문제가 심각하구나라고 느낄 때는 늦는다. 구조를 바꿔볼까, 개헌을 해볼까 고민하지만 다음 후보가 있어서 어렵게 된다는 것이 맹점이다. 그래서 많은 선후배 지도자들과 의견을 나눴고, 그 결과 여야의 150명이 넘는 분들이 개헌을 해보자고 했다. 그러나 살아있는 권력이 허락하지 않으면 못하는 나라이다.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이점을 언론인에게 진솔하게 알려야 한다.

국회의원 바꿔봐야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여당의 역할이 정해져 있고, 야당 의원이냐 여당 의원이냐 차이가 90%를 차지한다. 여당은 청와대 대변인 노릇, 야당은 투쟁하지 않으면 기회가 오지 않는 나라이다. 어느 분이 국회의원 되더라도 그것은 변화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사람을 갈아치우자고 하는데 그것은 그전에 필요했지만 본질은 아니다.

OECD 가입 국가 중에 이런 나라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처럼 취약한 권력구조로 그저 대통령 하나에 메어있는 나라가 멕시코, 칠레밖에 없다.

‘미국은 정치제도를 수입하는 나라는 죽음의 키스를 맞을 것이다’ 독일의 학자가 말을 했고, 프랑스 학자는 ‘미국의 대통령제는 DNA를 수입하지 않는 한 누구도 성공할 수 없는 폐쇄적인 미국만의 제도다’고 했다. 미국은 대통령이 아니라 연방국가 의장이다.

법을 고치지 않으면 미봉책 중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래서 개헌특위를 만들고자 원내대표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7~8번 합의서를 썼지만 무엇 때문에 못하고 있는지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한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취약한 권력구조는 우리나라에 맞지 않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 2만5000불이 넘고,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굉장히 높은 나라인데 구조는 3류 국가이다. 그저 대통령 하나, 국회의원 하나 잘 뽑아서 바꾸려고 한다. 대통령이 얼마나 위대하고 대단하다고 그 말 한마디에 판단을 맡기는가.

국회의원이 모두들 똑똑하기 때문에,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내가 똑똑하니까 나를 따르라하는 것은 모두가 망하는 지름길이다. 의원들이 평준화라면 이상하지만 다들 똑똑하다. 원내대표나 당대표는 그분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선택하고 토론하는 메신저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만기친람하듯이 하면 안 된다. 얼마나 잘 안다고 그러는가.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그런 구조 만들어야 한다.

제 대통령이 돼도 제왕노릇을 하려고 할 것이다. ‘소용히해, 국민들이 나를 1인자로 뽑아줬어’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주위에서 그렇게 만들어준다. ‘각하가 위대하시다’. 그렇게 되는 구조이다.

원내대표를 내려놓으면서 개헌특위도 만들지 못하고 물러가는 것이 정말 절망감과 자괴감을 느끼면서 물러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유승민 원내대표는 정말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양심적으로 고백을 하지 않았는가. ‘우 대표 물러나는데 개헌특위를 만들어 드리지 못해서 송구하다’. 그만한 정치인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어제도 저와 최선을 다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정치는 형식과 합의가 중요하다. 여야가 싸우지 않고 합의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외부에는 대법관 직권상정이라는 날벼락 맞았다. 레임덕을 하루 남겨놔서 이끌어 갈 수가 없었다. 물론 제 탓이 크다.

제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정치개혁의 알파와 오메가가 무엇인가. 젊고 유능한 언론인 여러분들이 기사를 잘 써주시라. 본질적으로 사람에 너무 초점을 맞추지 말아주시라. 특권 내려놓기도 좋지만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구조 하에서는 야당은 늘 덤비면서 싸워야 하고. 여당은 지켜야 한다. 다른나 라에서도 선거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선거가 모두인 나라이다. 우리나라처럼 선거에서 한번 지면 당이 와해되고 이기면 결과만 가지고 다 잘한 것으로 평가받는 나라이다. 이것은 정당이 오래가지 못하고 너무 사람 중심으로 만들어져 가기 때문에 어렵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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