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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VS 주승용 기싸움? 그 끝도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VS 주승용 기싸움? 그 끝도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5.05.1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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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주승용의 “납득할만한 대안 내라”는 요구 묵살하다가...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최고위원이 17일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추모 전야제에 참석했지만 성난 광주 민심은 문재인 대표를 반기지 않았다.

문재인 대표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5.18민주화운동 추모를 위한 것만 아니라 지난 4.29재보선 참패로 인한 당내 갈등과 분열의 해결책으로써 야권의 성지 광주를 찾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새정치민주연합측은 애써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보면, 문재인 대표는 어찌됐던 이번 4.29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과 이로써 촉발된 당내 내분에 대해 명쾌히 해결책을 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시점이다.

▲ 지난 8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표정이 둘 다 몹시 굳어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적으로는 최근 주승용 최고위원의 ‘최고위원 사퇴 선언과 지도부 총사퇴 주장’으로 촉발된 문재인 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의 기싸움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점차 친노와 비노, 호남세력간의 세력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내홍의 중심에는 적지 않은 원인요소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문재인 대표의 결단력이 지적되고 있다.

지난 4.29재보선 당시 이른바 ‘성완종리스트’로 불거진 청와대 전현직 비서실장의 부정금품수수의혹과 이완구 총리 사퇴, 홍준표 경남지사까지 8명 연루설 등 야권에서 보면 시점상으로 대단히 중요하고도 여권을 겨냥할 수 있는 매우 날카로운 칼날이 송두리째 쥐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호재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중남미 여러 나라를 순방하고 귀국하던 시점이었고, 재보궐 선거는 막판 걷잡을 수 없는 혼전 양상이어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는 이 칼자루를 놓치고 말았다. 당시 성완종리스트로 선거를 목전에 두고 곤혹을 치르던 새누리당이 돌연 “노무현 정권에서 있었던 성완종에 대한 두 차례 특별사면을 해명하라”며 언론을 통해 맹폭을 가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의 묵직한 입은 즉각 열리지 않았다. 역시나 지난 4월 13일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에서야 기자들과 만난 문재인 대표는 “사면은 법무부의 업무”라고 ‘삑사리’를 내버렸다.

문재인 대표의 이 ‘삑사리’는 곧바로 새누리당에게 쥐고 있던 칼자루를 스스로 넘겨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즉 새누리당 역공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대통령 고유권한인 특별사면을 법무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니?

재보선 하루 전날인 28일 박근혜 대통령은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이완구 총리 사퇴에 대해 유감이라는 내용과 함께 생뚱맞게도 성완종리스트 인물들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지시한 게 아니라 과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해 2번에 걸친 사면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그 시각은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표와 김두관 전 장관 등이 김포 검단을 찾아 같은당 신동근 후보 지원 ‘뚜벅이 유세’를 펼치고 있었고, 문재인 대표를 동행 취재하던 기자들이 측근 수행들에게 “방금 청와대 발표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즉각적인 입장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기자들이 물었으나 문재인 대표측은 묵묵부답이었고, 지원유세 장소가 성남으로 바뀐 오후에서야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비리의 몸통”이라며 묵직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여의도 정가에서는 “선거 막판 촌각을 다투는 시점에서 언론이 온통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메시지를 종일토록 보도하고 있는데, 한참이 지난 후에야 ‘박근혜 대통령 몸통’이라고 주장해봐야 지나간 버스 손 흔들기 아니었겠느냐?”며 문재인 대표의 무거운 입을 지적했다.

결국 선거가 끝나고 참패한 후에 문재인 대표의 무거운 입은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열렸다. 하지만 때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이때는 이미 주승용 최고위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고 난 후였다.

4.29재보선 참패이후 불거진 책임론과 지도부 총사퇴론을 주장하던 주승용 최고위원의 요구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표의 답변은 때가 너무 늦었다.

지난 2.8전당대회 직후 당선소감에서 ‘친노에게 불이익 줄 것’이라 선언한 약속을 지키라며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의 당내인사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갈등의 불씨는 이미 점화됐었다.

재보선이 끝나고 주승용 의원은 선거패배에 대한 몇가지 이유를 나름대로 정리해서 문재인 대표에게 납득할만한 대책수립을 강하게 요구하고, 한주간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문재인 대표와 기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묵직한 문재인 대표의 입은 역시 쉽게 열리지 않고, 정청래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던 공개회의석상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의 발언을 문제 삼아 ‘사퇴한다고 공갈치는...’이라는 표현을 함으로써 주승용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당대 분열 양상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말았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는 뜻을 밝혔고, 박지원, 권노갑 등 당내 원로 의원들을 중심으로 긴급 회동이 시작되고 급기야 일각에선 ‘문재인 사퇴론’까지 들고 나왔다.

지난 2.8전당대회 경선에서 당선된 5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지방 출신인데다 호남에서 무소속으로 지자체장에 출마해 재선까지 거머쥐고도 국회 입성에 입성하여 최고위원 경선에서 당당히 1위로 당선된 주승용 최고위원은 자의든 타의든 당연히 ‘호남의 대변자’ 역할을 수행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또한 친노비노와 지역패권주의에 대해서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미 경선 전부터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심심치 않게 ‘과연 문재인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당 운영에 있어서 대표로서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공정하고 공평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이 있던 날에도 주승용 최고위원은 제갈양의 3공정신을 운운하며 “공정과 공평, 공개만이 당이 거듭날 수 있는 길”이라며 “최고위원도 모르는 당운영이 어디 있느냐?”고 언성을 높이며 문재인 대표를 압박했다.

결국, 이날 사태는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자숙기간을 갖으라’는 사실상의 징계조치가 내려졌지만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몽니’를 수습할 수는 없었다. 주승용 최고위원이 바라보는 문재인 대표의 입이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천정배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에도 야권에서는 공정한 공천을 주장하며 천정배 전 장관을 대적할 수 있는 후보, 이른바 ‘대항마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즉, 비록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천정배 전 장관을 가볍게 볼 것이 아니라 인물에 상응하는 실력이 검증된 후보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18일에 문재인 대표는 광주 5.18민주화묘역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반 쯤 돌아서버린 광주의 민심은 이틀째 싸늘하다. 심지어 묘역 기념식을 마치고 나오는 문재인 대표를 향해 플랜카드를 내보이며 욕설과 야유, 사퇴를 요구하는 고함소리도 들렸다.

문재인 대표 역시 이같은 민심의 동향을 파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광주 일정에서 지역 시민단체와의 간담회나 시민들을 별도로 만나는 일정은 거의 없다.

문재인 대표에 있어 이제 광주는 더 이상 비빌만한 언덕이 못되는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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