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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한국당·국민의당 통합 논의 하나?
유승민, 한국당·국민의당 통합 논의 하나?
  • 김재태 기자
  • 승인 2017.11.10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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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통합파 9명 탈당에 이어 잔류파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바른정당이 내부 분위기를 돌려세우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통합파가 떠난 뒤에도 '통합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온건 자강파와 '독자노선'을 고집하는 강경 자강파가 팽팽히 맞서며 당의 추가 분당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강경파의 수장 격이자 유력한 차기 당대표 후보인 유승민 의원이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며 당내 대화 분위기 형성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단 온건 자강파가 '한 달' 이라는 데드라인을 던진 상황인 만큼 향후 유 의원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기존처럼 마이웨이(My Way) 정치를 고집할 경우 추가 탈당이 현실화할 수 있다. 이 경우 바른정당은 유 의원 중심의 몇몇 사람만 남게 되는, 그야말로 간판만 남은 소수정당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 의원이 중도·보수대통합론을 앞세워 논의의 장 마련에 무게를 싣고 있기에 경우에 따라 꺼져가던 개혁보수의 불씨가 살아날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유 의원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12차 본회의에서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김무성 의원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 8일 김무성·강길부·김영우·김용태·이종구·정양석·홍철호·황영철 의원 등 8명은 중앙당 사무처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앞서 탈당을 공식 선언했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대가 치러지는 오는 13일에 따로 탈당계를 낼 예정이다.

 이로써 바른정당의 의석수는 20석에서 12석으로 줄었고 주 원내대표의 추가 탈당 여부와 관계없이 원내교섭단체 지위(20석 기준)를 잃었다. 재정적 어려움도 뒤따른다.
 
 분당의 1차적 책임은 한국당 복당파에 있지만 당 내에선 유 의원에 대한 원망도 적지 않다. 지나치게 자강을 고집한 탓에 통합파의 탈당을 오히려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유 의원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향후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 의원들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바른정당 창당이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이기 때문에 저와는 생각의 차이가 크다"며 "저는 제가 갈 길이 있고 그 분(김 의원)은 그 분이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던 시점에 자강파를 이끌고 있는 유 의원이 '각자도생'을 언급하며 사실상 통합파가 당에 남을 명분을 없앴다는 얘기가 나온다. '탈당할테면 하라'는 독선적 반응에 탈당과 잔류를 놓고 고민하던 일부 중립파 의원들도 탈당 쪽으로 마음이 더 기울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9일 한국당으로 복당한 한 의원은 바른정당에 몸담고 있던 시절 "유 의원의 개혁보수에는 실체가 없다"며 "정치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중요한 현안에 대해 입장이 있어야하는데 유 의원은 정부 정책이 어떤지, 한국당은 왜 보수가 아닌지 등에 대한 입장이 없다. 뭘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통합파 9명이 빠져나가는 아픔을 겪었지만 바른정당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자강파 내에서도 남경필 경기지사, 김세연 의원 등은 한국당과의 통합 전대를 위해 당의 전대 연기를 주장하고 있는데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만으로는 한국당과 손을 잡을 수 없다며 통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통합파 탈당 직후 약 5명 정도가 추가로 당을 떠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며 바른정당을 둘러싼 위기론이 고조되기도 했다. 결국 잔류 의원 11명은 지난 8일 의원간담회를 열고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보수대통합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간담회 간사를 맡은 유의동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얘기를 나눈 결과 중도 플러스(+) 보수대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다음달 중순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기로 했다"며 "당연히 전대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이런 일은 새로운 지도부의 리더십 하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도·보수통합론이 의원간 합의 하에 나왔다는 것은 강경 자강파인 유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 온건 자강파에게 잔류할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유 의원이 기존의 강경 태도에서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유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국회의원·당대표 후보 연석회의를 마친 뒤 "저는 오래 전부터 명분이 있는 중도·보수개혁세력의 통합은 할 수 있다고 일관되게 얘기해 왔다"며 "그래서 (다른 의원들의 의견에) 찬성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해서 그런 원칙을 정한 것이다. 구체적인 건 전대가 끝나고 난 뒤 밝히겠다"고 말했다.

 같은날 하 의원은 국민의당과 의원들과 함께 하는 '국민통합포럼'에 참석해 "중도·보수대통합은 바른정당 주도로 중도·보수개혁 세력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라며 "고집불통인 유승민, 하태경이 조금 양보를 했다. (논의의 범위를) 열어두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달리던 탈당 기차는 일단 잠시나마 멈춰 세운 효과는 있지만 온건 자강파가 한 달을 논의의 데드라인으로 정한 만큼 유 의원에게 주어진 시간은 충분치 않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그에게 더 큰 입장 변화가 요구될 가능성도 많다.

 이와 관련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8일 "일단 (전대 후 꾸려질) 새 지도부에 한달 말미를 준 것"이라며 "(중도·보수대통합은) 국민의당까지 열겠다는 것이다. 늦은감이 있지만 끝까지 노력해보고 한달간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유 의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정병국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혹자는 이제 갈 사람들이 가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남았으니 하나로 똘똘 뭉치면 시너지도 내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한다"며 "그러나 문제는 지금 남은 11명 의원들을 어떻게 하나로 또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홍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 이제 남은 사람들끼리 현실을 보며 터놓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처절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아무리 뜻과 원칙이 좋아도 사람에 대한 정이 떨어지면 함께 할 수 없고 반성 없이 마이웨이를 하면 (탈당은)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다.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안 논다'는데 우리 당이 갈수록 물은 맑아지는데 물고기가 자꾸 떠나면 안 된다"고 유 의원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일단 바른정당은 13일 전당대회를 치르고 새 지도부를 꾸리게 된다. 현재 유승민 후보가 차기 당 대표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유 후보가 당 지휘봉을 잡게될 경우 좌초 직전의 당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국민의당과 연대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한국당과 다시 보수통합에 대한 논의를 해 볼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차기 지도부에 달려있다. 그러나 시간은 한달에 불과하다. 이 짧은 기간 유 의원을 비롯한 차기 지도부가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에 따라 바른정당이 기사회생하느냐, 영영 비교섭단체로서 소수 정당으로 남느냐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의 정치인생에 가장 큰 고비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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