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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피해 주민들, 여야 정치인 방문에 "우리가 동물원 동물인가…객식구들 끌고 와 엉덩이 갖다 대"
포항 피해 주민들, 여야 정치인 방문에 "우리가 동물원 동물인가…객식구들 끌고 와 엉덩이 갖다 대"
  • 김재태 기자
  • 승인 2017.11.16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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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지진 피해가 집중된 포항엔 16일 하루 동안 여야 정당 대표들의 발길이 연신 이어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이날 연이어 임시대피소인 흥해실내체육관을 찾았다. 대표가 방미 중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우원식 원내대표가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피해 주민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여야 대표들과 직접 대화를 나눈 주민들은 "와 줘서 고맙다"거나 "빠른 대처를 부탁드린다"며 당부의 말을 전하긴 했지만, 거리를 두고 상황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대부분 불만을 토로했다.

 흥해 거주 주민 이모(59)씨는 "객식구들을 끌고 와서 궁디(엉덩이)만 갖다 댄다"며 "왜 그렇게 사는가. 정책으로 도움을 주든지 혜택을 줘야지, 선거운동 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와서 얼굴을 들이미는데 우리가 동물원 동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흥해 주민인 P(39)씨는 "이런 시국에 정치인들이 내려오는데 좋아 보일 게 있느냐. 평소에 좀 더 잘하지…"라며 "문제가 생기면 나타나 잘 하겠다고 하는데 보여주기 식이다. 차라리 혼자 몰래 오든지 이 사람 저 사람 오만 사람 다 내려와 사진 한 번 찍고 가는 게 뭐가 좋게 보이겠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치인들이 와줘서 고맙다. 얼른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착착 일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는 주민도 일부 있었다.

이날 여야 대표들은 피해지역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검토를 비롯해 예산 정국에서 관련 예산 편성에 대한 초당적 협력 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홍 대표가 원자력발전소의 지진 위험성 문제에 대해 "좌파들이 원전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편 가르기 발언도 빠지지 않았다.

 또 다른 흥해 주민 남모(44)씨는 "(정치인들은) 얼굴 비추고 말만 하고 갔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 표 때문에 온 건 데 별 할 말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믿을 수밖에 없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해 준다는 것도 그렇고 믿어야지 뭘…"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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