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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기밀' 故 홍기선 감독의 3부작 사회 고발의 종착역
'1급 기밀' 故 홍기선 감독의 3부작 사회 고발의 종착역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8.01.17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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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선택' '이태원 살인사건'에 이어 故 홍기선 감독의 마지막 사회고발 영화 '1급 기밀'이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간 걸어왔던 홍기선 감독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긴 '사회 고발 3부작'의 마지막 영화 '1급기밀'이 드디어 준비를 마치고 이 시대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1급 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 실화극이다.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와 2009년 방산비리를 폭로한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영화는 군대, 언론, 정치계등 사회 최고위층이 연루되어 있는 대한민국 군대의 비리 사건을 영화화하며 개봉 전부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단 한번 간 다뤄진 적 없는 소재, 건들 수 조차 없는 소재를 선택한 홍기선 감독은 누군가는 반드시 이야기 해야하는 것을 만들겠다는 신념과 철학을 '1급기밀'에 고스란히 남아냈다.

(사진=포털사이트 영화 데이터 제공)
(사진=포털사이트 영화 데이터 제공)

 

홍기선 감독은 원명희의 소설 '먹이사슬'과 1987년 태풍으로 새우잡이 선원 80여명이 목숨을 잃었던 사건을 토대로 제작한 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입봉하며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03년, 세계 최장기 정치범으로 기록된 비전향 장기수 김선명의 삶을 극화한 영화 '선택'은 사회비판적인 시선을 더해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2009년 개봉된 '이태원 살인사건'은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1997년 이태원의 패스트푸드 가게 화장시레서 한 남자 대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두명의 한국계 미국인이 처벌받지 않은 미제 사건을 다뤄 재수사 여론을 몰고온 영화는 16년만에 용의자가 국내로 송환돼 징역 20년을 선고받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 고발을 향한 홍기선 감독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태원 살인사건' 개봉 직후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기획, 제작을 지휘하며 8년의 시간과 노력을 오로지 '1급 기밀'에 쏟아 부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방산비리의 몸통'이라고 할 정도로 다수의 방산 비리와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여러 난관에 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

지역영상위원회가 개인 투자자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촬영을 마쳤지만, 홍기선 감독은 2016년 12월 15일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투자부터 촬영까지 민감한 소재로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홍기선 감독의 뜻을 이어 이은 감독이 후반 작업을 마친 후 '적폐청산' '방산비리 척결'을 목표로 하는 문재인 정부인 2018년 1월 24일, 비로소 개봉을 목전에 둘 수 있었다.
홍기선 감독은 '현실은 편안한 게 아니고, 그래서 마냥 편안할 수 없지만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고감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드는 것'을 평소 지론으로 삼았다. 녹록하지 않은 현실속에서 인간을 넉넉하게 그리는 것이 바로 홍기선 감독이 지향하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대의에 공감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그것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은 어렵고 용기 있는 일이다. 영화 '1급 기밀'은 홍기선 감독을 중심으로, 수많은 이들의 용기 덕분에 완성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희망의 연대를 지나 절망과 회의의 시간을 거치면서도, 홍기선 감독이 여전히 믿고 있던 인간성에 대한 믿음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낮은 곳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하며 진실을 향해 사회 문제를 다뤄온 그의 마지막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까. 홍기선 감독의 신념과 철학이 담긴 '1급기밀'은 오는 24일 개봉한다.러닝타임 101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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