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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와 갈등 '이란' 다시 고립되나
사우디와 갈등 '이란' 다시 고립되나
  • 김진아 기자
  • 승인 2016.01.05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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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지난해 7월 국제 사회와 역사적인 핵 합의를 맺은 이란이 경제 제재 해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촉발된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이 이란을 국제 사회에서 고립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 제재 해제 이후 이란이 중동 지역에서 세력을 넓히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사우디가 이란을 '사고뭉치' 이미지로 만든 뒤 국제 사회에서 고립시키려 한다는 얘기다. 사우디와 이란은 각각 수니파와 시아파 맹주로 중동 지역에서 경쟁해왔다.

그러나 이란의 핵 합의 이후 사우디는 이란이 중동 지역은 물론 국제 사회에 영향력을 강화하게 될 경우를 견제하고 있다. 인구가 사우디의 2.6배에 달하고 군사력과 원유 보유량이 풍부한 이란이 경제력까지 갖추게 된다면 사우디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 내부에서는 사우디가 고의적으로 갈등을 촉발해 외교 우위를 점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란 쿰 지역의 한 성직자는 "사우디는 민감한 시기에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를 처형해 수니파와 시아파의 사이를 더욱 갈라놨다"며 "사우디는 우리의 과잉 반응을 예상했을 것이고, 이란을 고립시키는 데 이번 사태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이란 지도부도 공유하고 있다. 보수 정치인이자 정치 분석가인 하미드 레자 타라그히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모두 이란이 국제 사회와 핵 합의를 맺는 데 반대했다. 이들 모두 합의가 성사되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라며 "핵 합의 과정에서 우리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왔다갔다 하며 달래는 모습을 봤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목표는 오로지 이란을 견제하는 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내부에서도 사우디 대사관 공격이 이란에 득이 되지 않고, 오히려 국내 정치에 악용할 수 있다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란 내 강경파들이 사우디와의 충돌을 주도해 오는 2월에 열릴 총선과 향후 이란 최고 지도자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란 국가안보위원회 전직 고문인 아지즈 샤모하마디는 "이번 사태가 선거에서 강경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고, 강경파들은 이번 일을 근거로 이란이 고립되는 게 더 낫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경파들을 두고 "이런 사람들(강경파)은 심지어 외국 사람에게 축구 감독을 맡기는 것도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사관을 급습해서 이란이 정치적으로 얻는 이득이 뭐가 있냐"라며 "강경파들은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 이란 국민은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을 러시아로 반출하는 등 핵 합의 내용을 이행함에 따라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가 해제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는 15일부로 러시아가 이란의 유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 장벽을 철폐할 방침이라고 4일 보도했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회동한 뒤 이같이 결정했고, 다른 상품들은 다음달 중순까지 단계적으로 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유럽 국가의 경제 제재 해제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란 국영 선사인 IRISL은 이날 유럽에 석유와 비석유 제품을 수출할 것에 대비해 선박 부서를 새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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